심연 속에서 만개하는 고상함. 최근의 밴드계에서 ‘ 심연 ’ 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다는 것은 일종의 의식과 동일시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밴드 ‘ 오시리스 ’ 와 ‘ 램페이저’ 의 투맨 라이브 투어 일정이 시작한 이후, 그 라이브 투어에 열을 올리는 팬들의 기대감과 만족감이 그만큼 폭발적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다. 이미 오사카와 삿포로 라이브의 좌석은 이미 매진 상태일 정도로, 특히 두 밴드의 멤버들이 함께 부르는 첫 신곡 ‘ Ebony sequence ' 에 대한 호평은 인터넷의 검색 한번으로 빽빽하게 화면을 메운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비밀스럽고 섬려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램페이저의 베이시스트, 키리가쿠레 자쿠로 씨를 만나 그 곡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를 살며시 들어보기로 하겠다.
비꽃 / 키리가쿠레 자쿠로 x 쿠루스 마코토 / 밴드하자! / @Mistress_Kurusu
지금까지 램페이저를 상대로 한 인터뷰가 몇 번 있었지만, 이렇게 키리가쿠레 씨의 단독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우선 이에 대한 감상이 듣고싶다 (웃음)
어떻게 느끼고 있냐 해도, 그에 대해 말을 하자니 난감하다. 사실 의도하고 피한 것은 아니었지만 본업으로 하고 있는 일의 스케줄 문제상 어지간해서는 멤버들이 인터뷰를 대신 하는 식으로 배려를 해주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멤버들이지만,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는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은 컨디션에 만전을 기하고 왔으니 무엇이든지 물어봐주었으면 좋겠다.
본업이 정신과의사 근무라는 것을 여러 팬들이 알고 있다. 이번 라이브와 신곡을 준비하면서, 컨디션 관리에 차질은 없었는지?
이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것 같다.
정학히는 오시리스에 그런 컨디션 관리에 칼 같은 사람이 하나 있어서, 리허설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피곤한 기색이 보이거나 하면 수분보충이나 식단 등의 조율도 나서서 해주는 편이다.
그런 사람의 생활패턴이 몸에 익은 것인지, 요즘은 그가 먼저 나서서 말을 하지 않아도 미네랄 워터나 수제 도시락 등은 직접 만들어 먹고 잠도 되도록 아이마스크를 끼고 자는 식으로 자기 관리에 보다 신경을 쏟게 됐다.
누구인지는 팬이라면 알 사람은 다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음)
신곡 준비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지 않았는지?
오시리스 쪽은 보통 타카라 군이 가사를 맡고 나머지 멤버들이 적절히 조율을 해서 작곡을 맡지만, 램페이저는 이벤트성이 아닌 한 내가 작곡을 전담한다.
요컨대 작곡과 작사 부분이 서로 바뀐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쨌든 합동 공연의 신곡인만큼 각 멤버들 중 한 명이 주축이 되어 작사와 작곡을 맡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모두가 생각했는데, 그 결과로 고른 것이 제비뽑기였다. (아, 이건 오시리스의 레이 군의 제안이었다.)
사실 작사와 작곡에 대해서 램페이저 멤버들과 다소 말다툼을 하는 편이기도 해서, 오시리스의 멤버들과는 되도록 그런 일이 없길 바라면서 제비를 뽑았던 것 같다.
그 제비뽑기의 결과는 어땠는가?
작곡이 나였는데, 작사를 누가 담당했는지를 듣는다면 아마 모두가 놀라지 않을까 한다.
쿠루스 군이 오시리스에 영입되기 이전에도 따로 밴드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 그가 쓰는 탐미적인 가사를 다시 접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놀라우면서도 신선했다.